[안물상 17] 갤러틴 (Gallatin) 장관 - 재무부 북 플라자

재무의 천재, 협상가, 외교관, 언어학자!

미국 재무부는 대통령의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곳간' 같은 곳이다. 백악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데,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NW 쪽을 지나가다 보면, 쇠창살 담장 안쪽에 서 있는 한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앨버트 갤러틴(Albert Gallatin)이다. 무게감 있는 롱코트를 걸친 그의 모습은 어디서 봐도 귀족 같아 보이는데, 실제로 스위스 귀족 출신이다.

갤러틴은 미국의 제4대 재무장관이다.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1801년에 임명한 이후,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 시기까지 무려 13년 동안 재무장관 자리를 지켰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수 재무장관 기록이기도 하다.

 

재무장관으로서 갤러틴은 미국의 영토 확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803년, 그는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지역을 사들이는 협상을 지원했다. 이 거래는 미국의 영토를 두 배로 늘리는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갤러틴은 이를 위해 재정적인 전략을 세우고 자금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하 갤러틴은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의 주도로 미국 최초의 연방 지원 도로인 '국립 도로(National Road)'가 건설되었다. 이 도로는 메릴랜드의 컴벌랜드에서 시작하여 서부로 이어졌으며, 서부 개척과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1814년, 미국과 영국 간의 전쟁을 끝낸 겐트조약을 협상하고 성공적으로 체결한 일이다. 이 조약을 끝낸 후, 그는 다시 행정부로 돌아오기를 원치 않았다. 대신 외교관이 되어 프랑스와 영국에서 미국을 대표하게 된다.

 

정치인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갤러틴은 언어학과 민족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북미 원주민 언어를 연구하여 다양한 부족의 언어를 분류하고 기록했다. 그의 연구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학술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일화들은 갤러틴이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지식과 열정을 가진 인물임을 보여준다. 그의 다재다능함과 헌신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동상 하단에는 그의 커리어를 상징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 재무의 천재
• 상원 및 하원 의원
• 겐트조약 협상 책임자
• 프랑스 및 영국 대사
• 민주주의 수호자

이런 사람을 보면, 인생이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이 인물은 단순한 천재형 인물이 아니었다. 모차르트처럼 타고난 천재성으로 빛난 인물이 아니라, 99%의 성실함 위에 1%의 영감을 더해 그 천재성을 스스로 만들어낸 사람에 가까웠다. 재능을 흘려보내지 않고 다듬고 갈고닦아서, 결국 시대의 빛을 본 인물이라고 해야겠다.

 

그렇다면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자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알렉산더 해밀턴 동상은 어디에 있을까? 같은 재무부 건물 반대쪽, 남쪽 플라자에 서 있다.

 

사실, 갤러틴 동상이 세워진 자리는 원래 분수대가 있던 곳이었다. 1947년, 분수대는 철거되고 그 자리에 갤러틴 동상이 들어섰다. 이 동상을 만든 이는 미국 조각가 제임스 얼 프레지어(James Earl Frazier)다. 흥미롭게도, 같은 건물 남쪽 플라자에 있는 해밀턴 동상 역시 그의 작품이다. 재무의 두 거장, 해밀턴과 갤러틴이 같은 조각가의 손에서 탄생해 같은 건물 앞을 나란히 지키고 있다는 점도 재밌다.

재무부 북쪽 플라자에 세워진 알버트 갤러틴 동상

이름: Albert Gallatin
생몰: 1761년 1월 29일 - 1849년 8월 12일
출생지: 스위스

참고자료: https://home.treasury.gov/north-plaza-gallatin-statue

North Plaza Gallatin Statue

https://www.battlefields.org/learn/biographies/albert-gallatin

Albert Galla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