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 녹홍/남기고 싶은 이야기6 아침 108배ㅡ 감사, 참회, 발원의 기도 1. 오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2. 따뜻한 햇살, 촉촉한 비, 아름다운 눈에 감사합니다.3.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4. 건강한 몸에 감사합니다.5.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6.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7.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8.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합니다.9. 가족의 존재에 감사합니다.10. 친구들의 우정에 감사합니다.11.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에 감사합니다.12. 앞으로 주어질 시간에 감사합니다.13. 배울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합니다.14. 실수에서 배우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15. 나를 성장시켜 준 어려움에 감사합니다.16. 무사하게 지낸 하루에 감사합니다.17. 웃을 수 있는 순간들에 감사합니다.18. 나에게 주어진 일에 감사합니다.19. 노력할 수 있는 환경.. 2025. 4. 7. 내탓이오? 2018년 로스쿨 대학원에 다니면서 변호사시험을 치뤘다. 이 시험이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는 시험인지를 맛보겠다며 치룬 시험이었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커트라인에 가까운 점수라 치기로 본 시험치고는 나름 잘 봤다고 생각했고 자신감을 준 시험이었다. 그날 전화 통화 때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하셨다."내 정성이 부족하여 딸이 합격 못한 것 같네.... 미안해, 딸..."황당하고 당황스러워 그게 왜 어머니 잘못이냐고, 다 준비 못한 내 탓이라고 했지만, 그날 어머니 목소리는 끝내 밝아지지 않으셨다. 그동안 어머니는 화엄경 사경을 하시며 나를 위한 기도를 해오셨었다. 어머니가 나보다 훨씬 진지하셨던 것이다 (2018.11.18).나중에 우연히 이.. 2023. 6. 9. 낯선 사람 믿고 아파트 매매 계약서 서명한 그녀 2000년 지방에서 서울로 직장을 옮길 때 내가 수중에 가진 돈이라곤 300만원이 전부였다. 용산에 있는 새로운 직장의 전임자에게 그 돈으로 어디서 방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날 빤히 바라보셨다. 서울은 어려우니 의정부나 수원같은 경기도에 있는 도시로 나가야할 것이라고 답하셨다. 그분이 이들 도시들을 콕 찝어 말한 이유는 거기에 셔틀버스가 다녔기 때문이었다. 나는 여동생이 사는 강북에서 더 가까운 의정부에서 방을 얻기로 하고, 의정부 시내 전세 300에 월 30만원하는 단독주택에 딸린 방에 입주했다. 두어달 의정부ㅡ서울간 통근을 한 후 나는 서울에 들어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매달 월세로 버리는 거금이 아깝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버스전용차로가 없던 당시 통근버스로 의정부에서 용산까지 오는 데는 기본.. 2023. 5. 15. 대한민국에서 채식가로 산다는 것은 국민학교 5학년 때였다. 내가 살던 시골집 뒷집에는 사나운 검은 개가 있었다. 외부인들을 보면 으르렁거렸기 때문에 늘 끈에 묶여 있었다. 어느 여름 날 나는 무슨 일로 뒷집에 갔다. 그날은 어쩐 일로 그 검둥개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기에 그 냄새를 따라 집 뒷쪽으로 갔다. 거기에서는 뒷집 아저씨가 어떤 네 발 달린 짐승을 나무에 매달아 놓고 털을 태우고 있었다. 순간적이었지만 아누비스 같은 그 모습과 코를 찌르는 털타는 역한 냄새에 얼른 집에 돌아왔다. 다음 날 뒷집은 그전날 잡은 개고기라며 납작하게 썬 삶은 고기 한 접시를 우리집에 보내왔다. 옅은 회색과 갈색이 섞인 고기조각들을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후 며칠간은 음식을 먹지 못했고 나는 채식가가 되었다... 2023. 5. 12.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