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로스쿨 대학원에 다니면서 변호사시험을 치뤘다. 이 시험이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는 시험인지를 맛보겠다며 치룬 시험이었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커트라인에 가까운 점수라 치기로 본 시험치고는 나름 잘 봤다고 생각했고 자신감을 준 시험이었다.
그날 전화 통화 때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하셨다.
"내 정성이 부족하여 딸이 합격 못한 것 같네.... 미안해, 딸..."
황당하고 당황스러워 그게 왜 어머니 잘못이냐고, 다 준비 못한 내 탓이라고 했지만, 그날 어머니 목소리는 끝내 밝아지지 않으셨다. 그동안 어머니는 화엄경 사경을 하시며 나를 위한 기도를 해오셨었다. 어머니가 나보다 훨씬 진지하셨던 것이다 (2018.11.18).
나중에 우연히 이 이야기를 한 미국 친구에게 해주었다. 그녀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어머니라며 자기도 어머니라고 부르겠다고 했다.
어머니에게 이 미국 친구 이야기를 했더니 미국 딸이 생기다니 너무 고맙고 좋으시다고 하셨다. 미국 딸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시며.
곁에 있는 하늘 사람들 덕분에 내 삶이 풍요롭다.

'지구별 여행자 녹홍 > 남기고 싶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108배ㅡ 감사, 참회, 발원의 기도 (1) | 2025.04.07 |
---|---|
낯선 사람 믿고 아파트 매매 계약서 서명한 그녀 (0) | 2023.05.15 |
대한민국에서 채식가로 산다는 것은 (0) | 2023.05.12 |
J. 아낌 없이 베푸시는 (0) | 2023.04.22 |
J. 용 (0) | 2023.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