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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DC 장소 • 건물

백악관 (White House)

by 청록버들 2023. 6. 28.

"The" White House!

그냥 흰집이 어니다. 누구나 아는 바로 '그' 흰집이다!

워싱턴 디시에 살고 있지만 백악관을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었다. 주의 상원/하원 의원에게 서신을 보내어 관람을 신청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갈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이다. 그런데 지인 덕분에 백악관에 갈 기회가 생겨서 근처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신청했다. 

방문 신청

신청할 때 미국인(시민 및 영주권자)은 요구된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데, 외국인의 경우는 여권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그리고 방문 당일 입장할 때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지갑 이외의 가방을 들고 갈 수가 없다. 미처 안내문을 읽어보지 않고 크고 작은 가방을 가져온 방문자들은 주로 근처 메리어트 호텔에 유료로 가방을 맡긴다. 백악관 바로 앞쪽에 있는 윌라드호텔은 가방 맡아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휴대폰은 통제하지 않아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

백악관 홍보자료

우리 일행은 지정된 장소에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백악관 직원 이외에 국립공원 경찰들이 예약한 방문객들에게 줄을 서도록 안내하고 주의사항을 알려주며 통제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경찰들이 엄격하게 규칙을 따지고 표정도 굳어 있었던 반면, 백악관에서 나온 직원들은 좀더 밝게 웃고 유연해보였다.
 
예약한 시간이 되니 입구에서 통제하던 문이 열리고 우리는 알렉산더 해밀튼 동상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백악관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신원 확인은 두 번에 걸쳐 이루어졌다. 오직 사전 등록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 

백악관 역사

조지 워싱턴이 대통령이 된 후 의회는 워싱턴에게 포토맥강 주변에 미국 수도를 건설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Residency Act). 워싱턴은 디씨 설계를 피에르 랑팡에게 맡겼는데, 디씨의 가장 중요한 건물인 의회와 백악관 건축에 관해서는 토마스 제퍼슨 당시 국무장관의 건의에 따라 전국적으로 공모했다.  백악관 설계 당선자는 제임스 호반이라는 아일랜드 출신 건축가였는데, 그의 설계안은 아일랜드 시골집을 기반으로 했다.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무척 웅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온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부유한 사람의 사저보다 작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디씨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건물이다. 초대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제외한 미국의 모든 대통령이 이곳에 거주했다. 1793년에 짓기 시작한 백악관에는 제2대 대통령 존 아담스가 처음 들어가 살기 시작했다. 아담스 대통령은 임기를 몇 달 안 남기고 있었고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백악관에 입주했다. 아마도 백악괸의 상징성 때문에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집에 들어갔으리라. 존 아담스에 관한 드라마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백악관에서 아담스가 영부인 애비게일과 함께 옥신각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렇게 지어진 건물은 문서에는 대통령의 집(the President's House)으로 불렸다가 맨션(Executive Mansion)이라고도 불렸지만, 사람들은 처음부터 백악관(White House)이라고 불렀다.

백악관을 일반에게 개방한 전통은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시작한 것이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관저에 국민이 볼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리라.

일반에게 공개된 공간은 박물관처럼 볼 것이 많다. 주제별로 나뉘어 있고 지난 200여년 간의 역사가 살아숨쉬고 있다.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East Room ㅡ 초대 대통령 내외
도서관
링컨 대통령 초상화

케네디 대통령

 에피소드: 입구 대기 줄에 서있을 때였다.  어떤 아주머니가 와서 우리 뒤에 서면서 이 줄이 백악관 관람 줄이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국립공원 경찰들이 너무 심하게 통제하는 거 아니냐며 내게 말을 거셔서 그냥 웃었다. 그렇게 간간이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 10분쯤 지난 후에 내가 들고 있는 예약 확인증을 보더니 그게 뭐냐고 물었다. 예약 확인서같은 거라고 했더니, 예약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예약하고 들어가는 줄 몰랐다며, 걸어오다가 줄이 있어서 자기도 구경하려고 줄섰다고 하며 약간의 신경질적인 신음소리를 남기고 자리를 뜨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