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이야기/잡다 (雜多)

신용사회

by 청록버들 2023. 6. 29.

내가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의 은행 계좌에서 신용카드 사용료 지불 연체료 명목으로 29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사실을 안 단체 회장은 우리 단체가 그동안 신용카드 지불을 연체한 적이 없고 신용이 좋으니 해댱 은행에  이번 연체료를 면제해달라고 이야기해보겠노라고 했다. 그 다음 날 그녀는 은행과 이야기해서 연체료 면제를 받아냈다고 내게 알려줬다.

대한민국에서 신용카드 연체료를 면제하기 위해 협상을 해보겠다는 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아니면 나만 모르고 살았던 걸까?

어쨌건 이 일은 내가 그동안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해 너무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산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느낀 것은 사람이 하는 일에는 융통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신용카드 연체료 면제처럼.

미국에 와서 놀라는 사실은 아파트 월세를 얻거나 은행에서 신용카드를 신청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는 것이다.

아파트 렌트를 하려면 수입을 증명하는 서류가 있어야 하고 수입은 통상 렌트비의 두세 배 정도 높아야 한다. 확실한 신분이라야 렌트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아파트 내부 심사 과정을 통과하여 입주 계약 단계에 이르면 계약서와 함께 서명해야 하는 서류의 쪽수만 무려 60장이 넘는다.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의  요건을 다 담고 있고 입주자 주의사항과 경고를 포함한 걱종 서약서들이 포힘되어 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면 엄청난 계약을 따낸 것같은 자부심이 들 정도다.

'미국 이야기 > 잡다 (雜多)'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Kunene and the King  (0) 2025.03.16
노숙자의 휴대폰  (0) 2025.02.26
머스크와 아들 X  (0) 2025.02.13
FBI 신원조회 신청  (0) 2023.06.28
6월19일 노예해방의 날 (Juneteenth)  (0) 2023.06.17